매일 먹고 싶은 향긋한 향의 깔끔한 시오라멘
오랜만에 평일에 약속이 있어 어딜 갈까 하다가, 지인분께 이전부터 네이버 지도에 별표 해놓았던 도마유자라멘에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후기에 보니 웨이팅이 길다는 얘기가 있어 점심 오픈시간인 11시 30분에 맞춰서 갔고, 20분쯤 줄 서니 두 번째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3명부터는 일행이 전부 와야 들여보내줬고, 2명까지는 일행이 오지 않더라도 들여보내주셨습니다. 4년 전쯤 새벽에, 도쿄여행에서 유자라멘은 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해하며 새벽에 아후리(AFURI) 라멘으로 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당시 새벽 1시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줄이 길었던 기억이 있고, 20분 넘게 기다려 먹었던 유자레멘이 너무 맛있어서 충격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진한 돼지 국물의 라멘을 좋아하지 않기에, 평소에도 닭 베이스인 시오라멘을 좋아했는데, 유자 향이 가미되니 첫 향은 유자 향으로 향긋하고 뒷 맛은 닭 국물로 깔끔한 맛이어서 충격을 먹었었습니다. 그때의 좋은 기억을 안고 도마유즈라멘으로 향했는데, 아후리라멘과는 조금 다르지만 너무 맛있어서 남자친구를 데리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도쿄 아후리라멘 방문 기억과 비교해서 작성해 보자면, 일본 아후리라멘의 경우 커다란 다찌 형식으로 되어있었는데, 안국역의 도마유즈라멘은 다찌가 크지는 않지만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평일 점심에 방문했기에, 대부분 직장 동료끼리 온 것 같았고 오래 앉아서 먹기에는 웨이팅이 있어 적절하지는 않았기에, 너무 초반의 커플 말고 조금 친숙한 커플끼리 방문하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오리지널 시오라멘, 동행 분은 매운 시오라멘을 먹었고, 추가로 치킨 가라아게를 시켜 먹었습니다. 치킨 가라에게는 더도 덜도 아닌 딱 맛있는 치킨 가라아게였고, 저는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을 엄청나게 좋아하지만, 다시 방문한다고 해도 오리지널 시오라멘을 먹을 것 같습니다. 우선 라멘의 면발 익힘이 딱 적절합니다. 너무 익히지도, 덜 익지도 않은, 파스타로 지차면 알덴테에서 딱 2분 정도 더 끓인 깔끔하게 먹기 좋은 익힘 정도로 나옵니다. 아후리라멘과 비교했을 때 라멘에 기본으로 가미된 유자향이 더 적어 시거나 상큼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기분 좋은 향긋함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별도로 유자향을 추가하여 넣을 수 있도로 되어이기 때문에 원하신다면 유자즙을 더 추가하여 드시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좀 더 향을 느끼고 싶어 유자즙을 조금 추가하여 먹었습니다. 국물의 경우 기름기가 많이 제거된 깔끔한 맛의 닭국물로, 흡사 닭곰탕을 먹는 것 같기도 했고, 해장으로도 딱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가로 기본 찬으로 셀프로 꺼내먹을 수 있는 파김치가 있었는데, 반찬을 좋아하지 않는 저는 이 파김치를 네 번이나 리필해 먹을 정도로 맛있고 시오라멘과의 조합이 찰떡궁합이었습니다. 간혹 라멘을 먹으면 한 그릇이 부족한 분들도 계신데, 도마유즈라멘에서는 국물과 면을 계속해서 추가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무한리필이기 때문에 계속 추가하시면 됩니다. 옆 테이블의 남성분들은 모두 면 반절짜리 사이즈와 국물을 리필해 드셨습니다. 따라서 양이 부족할 걱정은 넣어두셔도 됩니다.
서로의 학창 시절을 나누게 하는 아름다운 중앙고보 산책
밥을 먹고나면 배가 부르니, 카페에 가시기 전 안국역을 한 바퀴 둘러보시면 됩니다. 도마유즈라멘에서 왼쪽 위쪽으로 걸어가면 현대미술관도 있고, 북촌한옥마을이 나오며, 근처 골목에는 노티드, 런던 베이글 뮤지엄 등 인기 있는 가게들이 있고, 도마유즈라멘 들어가기 전 메인 골목으로 쭉 올라가면 양쪽에는 소품샵들과 예쁜 카페가 있고 쭉 그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학교가 하나 나옵니다. 근처 골목을 둘러보다가 학교로 향했는데, 중앙고등학교, 이전 이름으로 중앙고보로 3.1 운동의 발원지가 되었던 학교가 나옵니다. 학교 건물은 연세대 건물처럼 생겼는데, 너무 예쁘고 분위기도 좋고, 신식건물이 있는 곳까지 쭉 들어가다 보면 나오는 인조잔디밭과 트랙필드도 걷기에 정말 좋습니다. 커플들끼리 방문했다면 각자의 학창생활에 대해 나누며 한 바퀴 걷는다면 즐거운 산책이 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대화 나누기 좋은 부담스럽지 않은 카페 같은 바
마지막으로 저녁이 되기 전인 5시쯤 향한 곳은 안국역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는 카페 겸 바인 텅 비어있는 삶입니다. 소방서 옆에 있는 건물 7층에 위치해 있으며, 커피를 마시기에도 특이한 맥주나 가볍게 와인을 마시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오후 5시쯤 방문했는데, 창가를 둘러싼 바 자리에는 노트북이나 책을 놓고 개인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으며, 7시가 넘어가자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러 오신 분들이 비율이 더 높아졌습니다. 양쪽 창이 다른 뷰를 가지고 있는데, 둘 다 마음이 고요해지는 듯 뷰가 좋아 저도 지인을 기다리면 혼자 있는 동안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곳의 맥주 종류는 정말 다양하고, 맛있고 당도 있는 맥주들도 있어서 저처럼 알코올에 약하신 분들과 함께 방문하시기에도 유쾌한 공간일 것입니다. 이곳에서 서로 마음속의 얘기를 하시며 즐거운 하루의 마무리를 하셔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